(개발비화) 령(零)시리즈, 정말 있었던 괴이현상 零~月蝕の仮面




있어선 안 되는 것 (시바타 마코토, 디렉터)


이 게임에는 세명의 작가가 포승줄의 복도에 들어오는 무비가 있는데, 그 무비의 제작중에 스탭에게서 '뭔가 이상해'라는 이야길 들었다.

가서 보니, 마지막으로 작가가 거울 앞에서 돌아보기 직전에 화면 구석에 하얀 막대기같은게 순간 비쳐보였다.

한컷씩 찬찬히 살펴보자 허공에 뜬 발끝이 거울 위쪽 구석에 살짝 비쳐있었다. 마치 저 인간이 위에서부터 매달려있듯이.

한순간 여기에 캐릭터가 워프하거나 무슨 버그라도 생긴건가 하고 생각했지만 '그랬으면 거울앞에도 발이 있어야죠. 근데 이 발은 거울 안에만 있다구요. 그걸 모르겠어요.' 라고 했다.

그리고 버그라고 생각되니 되는만큼 고쳐보자고 부탁했지만, 뭔 짓을 해도 그 발이 사라지지 않았다. 반쯤 포기하고 있자니 무비 작성 과정에서 어느새 사라져버렸다.


후일담 : 제작 프로그램상의 문제였다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도 그 원인을 찾지 못했다. 다만 그 때 쓰던 시나리오 부분과 부합하는 부분이 있었기에 좀 무서워지고 말았다.













다가오는 령의 그림자 (시바타 마코토, 디렉터)


이 프로젝트에 관여한 이후 내 방에 작은 이변이 일어나게 되었다. 가끔 긴 머리카락이 한올 떨어져있을 때가 있던 것이다.꽤 긴 머리카락이고 젊은 여성의 것으로 보인다. 나 자신의 것이 아닌것은 명백하다.

처음에는 자주 옷에 붙어있었기에 '언제 옷에 붙은거지? 만원전철에 탄적도 없는데..'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방안에 돌아올때마다 떨어져 있었어서 점점 꺼림칙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 발견한 후로 되도록 깨끗하게 바닥을 청소했는데 돌아오면 역시나 바닥에 길다란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다. 설마 내가 돌아온 후에 긴 머리의 여성이 이곳에 서있었다던가... 하는 생각을 떠올리게 되었다.

한참 지나자 머리카락은 더 있을리 없는 곳에 생기기 시작했다. 가방 안이라던가. 집에 돌아와 열어보면 긴 머리카락이 한올,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날엔 더 말도 안되는 곳에 있었다. 방에 돌아와 시나리오를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자 키보드 위에 보란듯 놓여져 있었다.

'쓰지마' 라는 의지를 느끼곤 무서워졌지만, 그 이후 머리카락이 나온 적은 없다.












개발실에 나타난 령 (시바타 마코토, 디렉터)


개발 말미즈음 새벽 2시쯤 있던 일이다. 플로어에는 나만이 홀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작업중 문득 컴퓨터에서 눈을 돌리자 회의실의 문이 열려있던 걸 봤다.

내 책상은 본사5층의 가장 안쪽에 있고 플로어의 전체를 내려다볼수 있는 위치에 있다. 마침 거기에서 5층 회의실의 문을 바로 옆에서 볼수 있는데, 옆에서 보기엔 문이 열려있는 건 알수 있지만 안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서 불쑥,하고 하얀 옆 얼굴이 나왔다.

완전 무표정으로 눈을 감고있다. 입은 반쯤 열려있고 힘을 빼고 있는 듯 했다. 게다가 머리숱이 적어보인달까, 여기서 보기에는 머리카락이 아예 없어 보이기까지 했다.

령 프로젝트엔 U라는 흰 얼굴을 한 남자가 있다. 회의실에서 자고있던 그 남자가 날 웃기려고 하나보다 싶었다.

U는 갈색머리라, 피부색에 녹아들어 이렇게 보이나 했던 순간, 그 하얀 옆얼굴은 방 안으로 쏙 들어갔다가 다시 내미는 전후운동을 시작했다.

불쑥, 불쑥.

우스꽝스런 리듬으로 계속 움직이는 하얀 얼굴.

그걸 보며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어쩔수 없구만- 이라며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일을 재개하고 약 한시간즈음 됐나? 다시 모니터에서 눈을 돌리자 아직도 그 하얀얼굴이 불쑥 불쑥 얼빠진 운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뭐하자는 건가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 순간 얼굴이 들어간채 사라져버렸다.

어두운 회의실에 불을 켜보자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면 아까부터 불쑥불쑥 내밀던 하얀 얼굴은 무엇일까?

..분명 보고 만 거다. 그건 분명히 '있을리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귀신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우스꽝스러웠다.

만약 그 얼굴이 내쪽을 본채 움직이고 있었다면 나에대한 원념을 느꼈겠지만 계속 옆을 향한채 불쑥불쑥 내미는 모습에 웃음을 금치 못했다.

뭘 하고 싶은지 모를 그녀석과 나의 어색한 만남. 현실의 귀신체험에는 괴담같은 고비도 반전도 없는 어중띤 이야기였다.












소녀의 목소리 (령~붉은나비~)


무비 보이스 수록 중,  소녀의 목소리로 아주 작게 '오빠'라는 음성이 실렸다.

대사에 겹치듯 들어가서 삭제도 못하고 그냥 그대로 놔뒀던지라 볼륨을 크게 틀여놓는다면 들릴지도 모른다.















신음소리 (령~붉은나비~)


영석라디오의 어떤 파일에 수록한적 없는 굉장히 리얼한 신음소리가 들어가버렸다.

처음 들었을대는 사운드담당의 멋진 작업에 기뻐했지만 담당자는 '이 소리 만든 적 없는데요. 어젯밤에 계속 삭제하고 있는데 전혀 지워지질 않더라고요.' 라며 무서워하며 이야기했다.

진짜(령) OK인지라, 이것도 그냥 놔뒀다.










덧글

  • 공간집착 2017/10/22 00:02 # 답글

    진짜 무서운 이야기군요...
  • nakbii 2017/10/22 12:46 #

    화자가 담담히 풀어놔서 공포심이 들만큼은 아니지만 막상 닥치면 꽤 무서울 듯한? 은근히 무서운듯한 이야기인듯 합니다
  • 로그온티어 2017/10/22 12:24 # 답글

    근데 딱히 호러게임개발이라 그런 건 아니고 스트레스로 신경이 곤두서다 보니 별일이 별일처럼 보이는 일이 꽤 있는지라.

    딴 건 모르겠는데, 머리카락이 청소를 열심히해도 나온다면 천장을 한번 쓸어보시는게 좋습니다. 천장에 붙은 먼지와 함께 머리카락이 툭툭 떨어질 거에요. 천장에 정전기나 먼지랑 붙은 머리카락이 붙어있어서 그래요. 청소할 때 괜히 천장한번 쓸어보는 게 아님.
  • nakbii 2017/10/22 12:47 #

    말씀대로 신경이 곤두서서 별일 아닌데 잘못 보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특히 불쑥남(?)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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